제 우울의 끝은 희극일까요 비극일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0살이 되었습니다.중학교 입학때부터 3년동안 학교폭력을 당했어서 중3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20살이 되었습니다.중학교 입학때부터 3년동안 학교폭력을 당했어서 중3 끝무렵 자살시도를 하고 정신병동에 입원을 했었습니다.고등학교을 입학하고 실용음악과 입시를 3년동안하다가결국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습니다.현재 저는 주위에 친구는 정말 한 명도 없고, 남자친구만 있습니다. 저는 외동에 여자라 그런지 부모님의 집착이 심해서 부모님과의 갈등도 잦아요. 20살이 되고나서 점점 제 삶이 더 망가지기 시작했습니다.생각하는 것이 너무 싫고 힘들어서 잠에 집착하여 정신과에서 받은 수면 유도제를 여러차례 과다 복용을 하고 잠을 하루에 12시간 이상 안자면 불안해요. 부모님은 저에게 언제까지 우울하다고만 할거냐며 이제 지친다는 말씀과 함께 저의 힘듦을 외면하십니다.요즘 많이 드는 생각은 제가 가족과 남자친구에게피해가 될까봐 그냥 제가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작은 것에도 크게 죄책감을 느끼며 모든 갈등 상황들을회피하려고해요. 저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까요.. 제 우울의 끝은 희극일까요 비극일까요…그냥 지식인에라도 제 심정을 남겨놓습니다..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학교 3년간의 학교폭력, 자살시도, 정신병동 입원, 부모님의 통제, 친구 하나 없이 버틴 고등학교 3년, 실용음악이라는 쉽지 않은 꿈을 쫓다 실패한 좌절감…이 정도의 짐을 진 20살에게 지금처럼 무너지는 마음은 너무 당연한 반응이에요. 당신이 약하거나 나약해서가 아니라, 누구라도 그만큼 상처받았을 상황이었던 거예요.
당신은 지금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증상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요.
12시간 이상 자야만 안심되는 심리작은 일에도 죄책감을 느끼는 과도한 자책가족과의 갈등 회피남자친구 외에는 모든 관계가 단절된 고립“사라지고 싶다”는 반복적인 소망이건 단순한 나쁜 기분이 아니고, 정신적인 응급 상황이에요. 당장 지금 목숨을 끊을 생각이 없더라도, 매일 사는 게 고통스러운 상태는 절대 그냥 넘기면 안 돼요.
이 질문을 하면서도, 어딘가 희극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 있어요. 그리고 나는 단언할 수 있어요.지금은 비극의 한복판이지만, 이건 끝이 아니고 중간입니다. 당신의 삶은 아직 미완성이에요. 지금까지는 당신이 선택하지 못한 환경이 너무 컸어요. 이제부터는 당신의 의지와 도움을 받아서, 조금씩 바꿔갈 수 있어요.
현실적인 조언을 드릴게요. 천천히, 단계별로 읽어주세요.
1. 정신과 진료는 계속 받되, 꼭 치료 중심의 의사에게 상담도 병행하세요.
단순히 약만 주는 곳이 아니라, 상담치료(정신분석, 인지행동 등)도 같이 하는 정신건강의학과나 상담센터를 꼭 찾아보세요. 서울시나 지자체는 청년 정신건강 상담을 무료로 지원하는 곳도 많아요.
2. “남자친구 한 명만 있는 상태”는 지금 당신에게도, 그에게도 너무 무거워요.
사랑은 위로가 될 수 있지만, 의존이 되면 서로를 지치게 해요. 친구를 억지로 만들 필요는 없지만, 심리상담 모임이나, 온라인 치유 커뮤니티 같은 제3의 안전한 연결을 꼭 하나 만들어보세요.
→ 예: “마인드카페”, “온마음센터”,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
그건 당신 탓이 아니에요. 자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가 문제인 거지, 상처받은 자식이 설명을 잘 못해서가 아니에요. 지금은 ‘부모를 설득하려는 힘’보다, 나를 지킬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힘이 더 필요해요.
4. 음악은 포기한 게 아니고, 잠시 내려놓은 겁니다.
실용음악과 입시는 매우 어려운 길이에요. 하지만 음악 자체를 놓은 게 아니잖아요? 이 길은 ‘대학’만이 답이 아니에요. 음악을 다시 잡을 수 있는 순간은 분명 오고, 지금 이 아픔들이 당신의 감정과 표현을 더 깊게 만들어 줄 거예요.
당신은 지금도 충분히 잘 살고 있어요. 잘 먹고, 잘 웃고, 친구 많고, 활발해야만 ‘잘 사는 것’이 아니에요. 지옥 같은 기억을 안고도 이렇게 글을 쓰고, 나에게 도움을 구한 그 자체가 이미 삶을 선택한 용기예요.
지금 당신에게는 “잘 살아야 해”라는 말보다,“당신 잘못 아니야. 지금은 그냥 하루만 잘 견디면 돼. ”이 말이 더 중요해요.